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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살아보고 느낀 점

EBCT 2017. 10. 8. 04:35

 

인생의 대부분을 서울 및 수도권에서 보내다가

회사 일로 인해서

부산에서 몇달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지금으로써는 최소 내년 말까지는 있어야겠지만

지금까지 느낀 바를 적어 보고자 한다.

 

<단점>

 

1. 운전

 

 부산에 가기 전에

 그 무시무시한 운전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었는데

 

 대부분 우스갯 소리 겠거니 했다.

 

 실제로 가보니 풍문으로 나돌던 것들이 대부분 실화였다.

 

 운전 자체가 상당히 스트레스다.

 

 

2. 기질

 

 경상도 사투리 자체도 거친데

 

 성격까지 사람들이 거칠다.

 

 처음에는 경상도 사투리에 적응이 안된 내가 오해하고 있는 줄 알았으나,

 

 몇 차례 사건들을 경험하다 보니 이건 말투에서 오는 게 아니라

 기질에서 오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나마 나이가 어릴수록 덜한데

 나이가 많아질 수록 놀랄 때가 많다.

 

 조금만 일이 안풀리면 언성이 높아지고

 그렇게 해서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Calm Down하면

 본인이 이겼다고 생각한다.

 

 이것 역시도 스트레스 요인.

 

 

해외에 나간 친구들이 한국과 외국을 비교 할 때,

"생활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을 지적을 하는데

서울과 부산을 비교할 때 부산이 생활 스트레스가 더 크다.

 

흔히들 지방이라서 더 고즈넉하고

무언가 사람들의 인심도 넘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외지인으로써 지방에 가서 산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그래도 대한민국 제 2 의 도시라는 부산이 이 정도이니

다른 곳에서 사는 것은 더 각박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장점>

 

1. 자연 경관

 

바닷가의 카페를 가거나 산 위에서 부산항을 내려다 보거나

어떤 높이에서건 바다를 본다는 거는

사람에게 묘한 만족감을 준다.

 

2. Cafe

 

서울의 카페들은 좋게 말하면 아기자기 하다.

 

그런데 부산에서 자연을 벗삼아서 넓게 넓게 지어진 카페들을

경험하고 나면 서울의 카페들은

그냥 초단기 부동산 임대업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높디 높은 천장과 넓디 넓은 공간,

그리고 거기서 뻗어나오는 시원한 바다 뷰를

가진 Cafe. 정말 매력적이다.

 

 

3. Eatery

 

맛집이 많다.

 

단순히 "회" "밀면" "돼지국밥" 정도를

사람들이 떠올리는데

 

나도 사실 부산에 대해서 잘 모를 때는

그냥 밀면 돼지국밥 씨앗호떡 무밨나 촌닭이런거만

어디서 들었었던 게 사실이다.

 

솔직히 밀면이랑 돼지 국밥은

부산 와서 거의 먹지도 않았고..

와보니 부산 분들도 별로 추천도 안한다.

 

맛집이라기보다는 신선한 해산물이

그냥 부산 음식의 핵심이라고 보여진다.

 

고기는 사시사철 고기이지만

해산물은

채소처럼 사시사철 제철이 있다는 게 정말 특이하다.

 

그래서 그 철에 나는 대표 생선들로 회를 먹거나

탕, 찌개를 먹는게 별미다.

 

먹는 방식도 여름에는 물회 , 겨울에는 대구탕,복국 가을에는 전어회,

봄에는 도다리회,도다리쑥국..

 

거기다가 중국집은 기본적으로 해산물 베이스 음식 시키면 실패는 안하는 것 같다.

 

결론은 해산물로 서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다양한 요리가 가능.

 

 

 

뭐....운전이야 도저히 정감이 안갈 것 같은데..

부산 사람들 기질이야 내가 적응이 되면 조금 나아질런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위에 적어놓은 것들에 따라...

부산 사람들과 접촉은 거의 안하고

그냥 좋은 카페 찾아다니고 기회되면 맛집 다니면서

지냈던 것 같다.

 

낯선 곳에서 일한다는 것.

 

사람들은 부산에서 연애는 하냐

친구는 많이 사귀었냐

 

라고 묻는데.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데 자꾸 듣다보면

 

이게 상당히 성가신 질문이다. 애당초 해외 근무나 지방 근무 해 본 사람이 들으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질문이기 때문이다.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야

네트워킹 할 시간도 많고 대학이나 어학당이라는 집단 내에서

친해질 기회가 많겠지만,

 

낯선 지역에서 근무를 할 경우

그냥 업무로 연관된 한정된 사람들만 매일매일 보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 사람들이야 그냥 편하고 수평적인 관계도 아니고

엄연히 상하관계까지 엮여 있으니 마냥 편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퇴근하고 난 후에야 초반에 좀 지나고 나면

 낯선 지역에 있다고 해서 업무 끝나고

네트워킹 한답시고 혹은 뭐 새로운 풍광을 본다고

 돌아다녀 지지도 않는다.

그냥 로케이션만 바뀌었을 뿐

원래 근무 습관대로 퇴근 후에는 그냥 작은 취미 생활 정도 하고

다음날 출근을 위해서 조기 취침할 뿐이다.

 

 

초반 몇달간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서울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만 들었는데

몇달 더 지나니 이 생활에도 적응이 되 간다.

 

중국에서 어학 연수 할 때도 느낀 거지만

초반 몇달 고비가 제일 힘들고.. 사람은 그 이후에 차차 적응해 가는 것 같다.

(적응 = 붙들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음. 그거 찾는데 몇달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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