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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비즈니스 산책

EBCT 2021. 9. 22. 20:16

이번 추석 시작 전에 읽기 시작해서 추석 연휴 기간에 다 읽은 책.

2016년에 나온 책이니 도쿄의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는 측면에서는 다소 Outdate 된 내용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우리 나라보다 먼저 저성장, 고령화를 겪은 일본을 보면서 우리 나라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저자가 일본 특파원 시절 도쿄에서 생활하면서 경험한 브랜드, 회사, 상품, 도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서 편하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즉, 무겁게 머리 싸메고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라는 뜻. 

 

일본의 돈이 많은 실버 세대가 해외 여행을 적극적으로 가고 자기 만족을 위한 소비나 손자/손녀를 위한 보석을 사는 등의 모습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 나라의 고령층을 상상하기 보다는 나도 나중에 늙어서 그 정도 재력을 갖추고 건강도 잘 지켜서 편하게 놀러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는 건 그래도 아직은 미래를 내가 밝게 보고 있는 건가.

 

일본의 신도시(다마뉴타운)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서 재개발도 안되고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이며, 도쿄 중심지 위주로 한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다시 도심과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면서 우리 나라도 정부가 바뀌고 빠른 시일 내에 그렇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1인가구와 비혼주의가 보편화 될 수록 사람들은 신도시보다는 오히려 편의시설과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편한 도시 중심지를 더 손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1인 가구일 수록 평수를 늘리기 위해서 위성도시로 나갈 필요가 없으니까)

 

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원래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된 느낌. 흥미로운 점은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그 사람의 취향에 맞게 책이나 오디오 등 라이프 스타일 측면에서 다양하게 추천을 해주는 큐레이션 개념인데... 이건 참 괜찮은 개념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쿠팡, 네이버쇼핑 등에서 리뷰를 꼼꼼히 따져보고 내 취향에 맞게 산 후에 편하게 반품까지 가능한 세상에서 이 큐레이션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들었다. 최소한 그게 의미가 있으려면 그 큐레이션을 하는 사람이 가진 경험과 지식이 넘사벽 수준이어야 할 뿐더러 그 사람은 상대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이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한 수준의 대응력을 갖춰야 하는 거라... 정말 이건 가능만 하다면 그 사람은 고용 시장에서 부르는 게 돈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건 어쨋든 가능하다면 소비 과정 자체를 오랜 시간을 두고 즐길 수 있고 상당히 전문적인 영역에 치우쳐 있는 상품일 수록 용이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현재도 맞춤 양복, 와인은 그런 식으로 많이 소비 되고 있으니까. 

 

소비의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건강, 시간, 돈이 되는 고령층이라...

일본의 경제는 솔직히 외부에서 보기에는 버블 붕괴 이후 장기간의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으로 더 이상 예전의 지위에서는 멀어져버렸지만, 이 책 속에 나왔던 일본 사람들은 꼭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이미 "아둥바둥, 열심히, 더 위로 , 더 위로! 더 빨리!"를 거치고 나서 "아,,, 그것도 좋은데 현재도 중요하고 꼭 열심히 산다고 행복한 건 아니더라." 라고 하면서 적당히 현자타임을 맞고 나름의 행복론을 가지고 사는 사회의 모습 같았다. 유럽도 마찬가지고.

선진국 중에 아직도 올림픽 정신 수준으로 더 빨리 더 높게를 외치는 유일한 국가는 미국 정도인거 같고. 

 

어찌 보면 한국의 트렌디함과 사회 전체의 활력이 자랑스럽고 좋다가도, 1년에 2달 휴가를 가고 날씨가 좋으면 누워서 태닝하는 유러피언들을 보면서 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숨고르기. 그리고 주 4일제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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