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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다녀왔습니다.

EBCT 2017. 10. 9. 21:51

 

 

에세이스트 임경선 씨가 쓰신 책.

임경선의 개인주의 인생 상담이라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도

운영 중이신듯 한데

들어본 적은 없다.

 

 

일본은 출장으로 2번

여행으로 2번 가봤다.

 

장기 체류 해 본적이 없어서

살아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출장 및 여행으로 짧게 방문했을 때는

질서 정연. 청결함. 예의바름.

이 세가지가 기억에 남았다.

아주 좋게.

 

워낙 거리가 가깝다 보니까

일본이라는 곳은 마치 국내 여행 가듯이

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개인적인 욕심은

지금처럼 취미로 일본어를 꾸준히 배워서

자주 왕래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 욕심 때문에

일본 여행 책을 가끔 찾아보는데

그러한 책 중에 하나가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였다.

 

여행 작가 분들의 책을 보면

뭔가 깊은 사색의 증거나

몇 번이고 다듬은 문체의 느낌이

나지는 않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느낌이 났다.

 

문장력.

 

이라고 할까.

 

표현력이라고 할까.

 

책을 보는 내내 섬세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교토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그 중에서도 상행위에 대해서 엿볼 수 있었는데

제법 흥미로웠다.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기존의 단골들을 존중하고

상행위를 통해서 쌓여져가는 관계를 중요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더니

그들만의 폐쇄적인 집단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반문을 들었다.

 

과거의 나라면 그런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다만, 영업직군에 오래 있다보니

거래하기 싫고 엮이기 싫은 구매자들이 있다.

심지어 회사에게 별다른 이익도 되지 않는데

갑질만 일삼는 구매자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구매자가 판매자를 거부할 권리가 있듯이

판매자도 구매자를 거부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행위도 각 나라마다 "상관습"이라는 것이 있고

상관습 이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써

예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영업을 하면서 갑질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내가 돈이 있으니 내 말대로 무조건 되야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예의나 규범. 그런게 다 필요가 없고

그냥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 된다.

그냥 돈 있는 사람이 힘을 행사할 수 있고

서비스나 재화를 제공하는 사람은 그냥

돈 있는 사람의 말이라면 다 들어야 한다.

 

 

물론, 상행위에 과도하게 친분이 개입이 되어

비합리적인 결정이나 이권 개입까지 가는 상황은

부적절하다.

 

다만, 비지니스라는 게 그냥 돈 가진 구매자가 절대적인 권위를

행사하고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복정해야 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사회는 바람직 하게 보이지 않는다.

 

비지니스(상행위)라는 것도 결국에는 한 국가가 가진 문화의

일부분이다. 문화의 일부분이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문화의 일부분이 그 나라 사람들의 사고의 단편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나아가서는 그런 비지니스 관계와 상행위 문화가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백화점 갑질 사건이나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갑질 사건들은

한국 문화 속에서 사람들이 상행위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고객이 왕이고.

돈가진 사람이 왕이니. 무조건 복종하라.

라는 논리이다.

 

 

나도 영업을 하면서

기상 천외한 사람들을 봐왔다.

회사 정책이 그런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요구를

다 들어주도록 되어 있지 않은 터라

싸울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경우라 다행이었다.

 

다만, 그런 식으로 논쟁이 오간 후에는

감정적으로 지칠 때도 많았다.

 

교토 사람들의 삶의 단면이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상행위는

내가 알고 있던 상행위와는 다른 것이었다.

 

상행위를 하고 돈벌이를 하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

 

흥미로웠다.

 

나도 회사 일을 통해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인간 관계가 넓어져 가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만족감을 느끼기도 했다.

 

요즘은 내수 영업을 하면서

갑질 하려는 분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내 스스로도 업체와 거리를 두는 편이다.

 

이 책을 읽고서 교토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 이 책 이야기를 했더니

실제로 이 책을 읽고 교토를 가신 분이 있다고 하더라.

 

좋은 책은 한 사람 마음에 작지만 큰 파장을 일으킨다.

 

책을 읽고 교토로 가셨다는 그 분에게는

아마 이 책이 그런 작지만 큰 파장을 일으켰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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