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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EBCT 2017. 10. 8. 23:18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내가 유럽 땅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밟았던 것은

2012년 이었다.

당시,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인턴을 한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소식을 들었고

입사 전에 시간이 남아서 

훌쩍 떠난 것이었다.


꽤 국제적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실제로 대학때 배낭 여행을 가 본 것이 

21살 때 이후로 처음이라서 

적잖이 고생했었다.


네이버 카페를 돌아다니며 정보 수집을 하면서

내 예산으로 갈 수 있는

이런 저런 코스들을 짜는 작업을 한 1-2주 했던 것 같다.


나의 유럽 여행을 스스로는 

"무의미의 의미성" 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는 한다.


약 1달 간의 시간을 들여서 

그 곳에서 봤던 것들이 무엇이었는 지 

지금은 기억도 잘 안나지만


"유럽? 생각보다 별 거 없더라."


라는 내 나름의 "무의미성"을 찾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

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무의미의 의미성"이 나에게 작용 했던 방식은 주로

TV이나 주변 사람들이 유럽에 대한 동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가봤는데 별 거 없더라." 라고 얘기하기 위함 정도로 밖에 쓰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나였는데

작년 말부터 갑자기 다시 유럽이 가고 싶어지기 시작했다.


첫째는 (추측컨데) 회사 생활 하면서 너무나 현실적인 풍경들만 봐와서 조금은 동화 속에서 나온 것 같은

풍경으로 내 자신을 데려가 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출장으로 웬만한 대륙은 다 가봤으나 (나라를 다 가본건 아니고 대륙 이라는 사실에 주목)

유럽만 가보지 못해서 유럽을 마지막으로 간 지 꽤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추가로, 2-3년 , 심지어는 매년 자비를 들여서 유럽에 가는 동기들 속에 있는 것도 분명히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는 여러모로 시간도 그렇고 

무엇보다 씀씀이 부분에서 김생민님의 충실한 제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터라

유럽을 가기는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요즘 나름 씀씀이를 줄이면서 

느꼈던 게

사람은 직접 경험이 제한이 되면

간접 경험을 찾게 된다라는 것.


막상 해외를 나갈 일이 없는 상황이 되니

안보던 여행 프로도 엄청 보게 되고

여행 작가들의 책도 찾아보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유럽에 끌리면서 유럽 관련 책은 집어들지를 않았는데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는 저자 분이 장애인으로써 유럽을 여행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책과는 다르다고 느껴서 읽게 되었다.


사실, 유럽을 간다는 건 일반적인 직장인에게는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긴 시간 휴가를 내야 하고.

둘째, 꽤 큰 지출을 결정해야 한다.


워낙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유럽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이 많이 올라와서

유럽 가는 게 흔한 일 처럼 되어 버렸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직접 돈을 버는 입장이 되다 보니 

그냥 '훌쩍' 떠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뭐 물론 내 개인적인 성격 상 그러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용기"

나에게 있어서 유럽은 "용기"가 필요한 곳이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 같다.

이 저자에게 여행이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책을 보면서

그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나 여행지 까지 가는 방법을

기대 하지도 않았고

책의 주요 목적도 그런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다.


그냥 여행지에서 느꼈던 저자의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적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책을 읽을 때 정보 전달보다는

그런 저자의 생각과 느낌이 담긴 책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괜찮았던 책이다.


개인적으로, 책에도 TPO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은 

뭔가 깊은 상념에 빠져야되는 책은 아니고

좋은 날씨에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부담 없이 쭉 읽어내려가기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이 여행을 통해서 새로운 직업을 선택해 새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인다.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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